코첼라 소동 일으킨 그룹? 당신이 알아야 할 그들의 삶

코첼라 소동 일으킨 그룹? 당신이 알아야 할 그들의 삶

코첼라 소동 일으킨 그룹? 당신이 알아야 할 그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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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  <니캡> 스틸 ⓒ 필름다빈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7년, 북아일랜드(또는 아일랜드 북부) 행정수도 벨파스트. 우연한 계기로 음악 교사 '오도허티'는 내일이 없는 청년 '니시'와 '리암'을 만나게 된다. '미래가 있미국저금리
는 삶'을 살던 교사와 하류인생 전형인 둘은 별다른 접점이 없어 보였지만, 실은 한 가지 있었다. 틈틈이 창고를 개조한 스튜디오에서 음악 활동의 꿈을 간직했던 음악 교사와 거리에서 객사하기 딱 좋은 삶을 살던 두 청년은 세계 최초의 아일랜드어 힙합 그룹으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그룹 '니캡'은 탄생하자마자 곧바로 인기(혹은 악명) 떨친다. 신한은행 대출상담사
음악을 넘어 북아일랜드의 억눌린 정서를 대변하는 저항의 상징이자 불만 가득한 청년 세대의 대변자로서 환호받는 동시에, 정치적 분란을 촉발하는 폭탄의 뇌관 같은 존재로 공권력에, 아일랜드어를 지키려는 시민운동엔 언어 오염 및 파괴자로, 마약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는 가사와 행동 탓에 준 군사조직에 동시 표적에 오른다. 기이한 신성동맹의 공적이 된 그룹은 과연 경기저축은행금리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끝내주는' 음악 전기영화 영화 <니캡>은 참으로 기이한 영화다. 마치 대니 보일의 <트레인스포팅>과 필립 그린그래스의 <블러디 선데이>를 합쳤다가 나누면 이런 게 나올 법한, 혹은 전설적인 힙합 그룹 N.W.A.의 흥망성쇠를 담은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의 북아일랜드 버전이 있다면 직장인의하루5초
바로 이런 걸까. 영화는 모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전 세계 통틀어 겨우 8만 명, 북아일랜드에선 고작 6천 명만 구사하는 아일랜드어로 힙합 그룹 탄생 과정의 일대기다. 실제로 동명의 그룹 구성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성을 선보인다. 그룹의 격렬한 음악이 작품 내내 통통통 과할 정도로 튀지만, 아일랜드의 역사와 현실,카드사전화번호
뭉클한 가족 드라마가 묵직하게 균형을 맞춘다. 처음엔 과격한 '19금' 힙합에 어어 하다 나중엔 일제강점기 독립투사와 자연스레 겹쳐 보이는 그들의 애환에 공명하게 될 테다. 오도허티의 연인은 북아일랜드 공교육에서 영어와 아일랜드어 지위를 동등하게 하자는 시민운동 열성 활동가다. 그 역시 여자친구를 따라 운동에 참여하지만, 수업시간마다 의새마을금고 이자율
문에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제자들에게 아일랜드어는 그저 참혹하고 가난했던 과거의 유산에 불과하고, 일상에선 듣지도 연주하지도 않는 민속 음악의 구성요소일 뿐이다. 미래 세대에게 외면당하는 소수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언어로 부흥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은 한국 관객에게 아일랜드어 혹은 켈트/게일어라치킨창업
불리는 언어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겐 그저 게임 속 서양 판타지에 캐릭터나 마법 도구의 명칭, 또는 배경음악으로나 떠올리는 게 고작일 테다. 영문학 전공자라면 더블린이나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한 일련의 작품 속 배경과 사람들, 서양사 전공자라면 영국과의 처절한 독립투쟁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속 배경 효과음이 한도일 테다. 하지만 <니캡>건강보험자격득실
과 그 기원이 된 그룹 구성원들은 바로 그런 고착된 정체성을 계승하되 현대화하는 데 도전한다. 교조주의자들은 이들이 성스러운 민족의 언어를 훼손한다며 불쾌하다. 하지만 도도새가 멸종위기라고 유리창 안에 가둬둔다면 그저 '임박한 멸종을 지연시킬 뿐'이란 소신은 사멸 위기의 언어가 실제 현실에서 구사돼야 한다는 당위로 나아간다. 그 도구는 힙실주행
합이고 힙합은 아일랜드의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메신저이자 저항의 총탄이 된다. 1845-1920-1972-1981-1998-2017, 그리고 미래 취업지원센터
▲  <니캡> 스틸 ⓒ 필름다빈 시종일관 '니캡' 구성원들은 경찰과 영국 정부에 대한 적개심을 분출한다. 그들만이 아니다. 영화의 주 무대인 벨파스트 곳곳에 휘갈겨진 낙서, 인물들의 지나가는 한마디에서 분노와 저항이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실체로 다가온다. 대체 북아일랜드의 시공간을 휘감은 이 '원념'은 무엇일까? 영화의 절정을 장식하는 그룹의 단독 공연, '점령된 여섯 지방' 투어는 이 땅의 역사를 모르고선 온전한 이해에 도달하기 불가능한 명칭이다. 해당 공연 장면은 앞서 언급했던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에서도 백미라 할 장면, N.W.A.의 전설적인 곡 "Fuck Tha Police(경찰 X까!)" 공연과 이후 사태를 오마주라도 한 것처럼 닮은 꼴이다. 이는 그저 음악영화로서 모사가 아니라, 그룹이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의 당연한 귀결이다. '니캡'이 힙합을 택한 이유는, 미국 흑인이 저항 수단으로 삼은 이유와 완벽히 같았다. N.W.A가 그랬듯이, 선정적이고 거칠며 도덕적으로 절대 환영받을 수 없지만, 미디어가 전달하지 않는 세상의 이면을 세상에 퍼뜨리는 'Black CNN'으로 삼은 것을 본뜬 것뿐이다. 아일랜드어를 고수하는 이들의 고집은 그런 목적의식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지식인 중심으로 출발한 배경 탓에 논리와 명분을 중시하는 편이지만, 불평등과 차별대우가 일상에 자리한 미국 흑인과 북아일랜드인에겐 숨쉬듯 쏟아지는 원초적 울분이 자연스러운 것. 1845년부터 7년간 훗날 역사책에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기록된 가공할 재앙이 닥친다. 아일랜드 인구의 1/3이 아사했지만, 당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초강대국이자 세계의 부국이던 대영제국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생존자 절반은 미국 등 세계 각지로 탈출했고, 남은 절반은 제국주의를 향한 복수를 다짐했다. 살기 위해 이주한 동포들이 군자금을 모금해 무기를 구매하고, 강력한 대영제국에 맞서 IRA가 결성돼 무장투쟁을 시작한다. 이들의 물불 안 가리는 게릴라전에 가혹한 탄압으로 맞선 공권력 탓에 희생자가 늘어만 간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한국인에겐 너무나 익숙한 설정 아닌가. 진압이 불가능함을 깨닫자 영국 정분느 타협을 시도한다. IRA 온건파도 막심한 희생과 힘의 열세로 협상에 응한다. 그 결과가 1920년 북아일랜드 6개 지방을 뺀 아일랜드 자치 협정이다. 그렇게 우리처럼 남북분단이 진행된다. 협상 관련 IRA 내부 항쟁을 배경으로 강경파 VS 온건파 구도를 보여준 게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닐 조던의 <마이클 콜린스>다(누가 옳았느냐는 아일랜드 근현대사 최대의 논쟁거리다). 북아일랜드 독립파는 무장투쟁을 이어가고, 영국 정부는 가혹한 탄압으로 일관한다. 1972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 등의 충돌로 매년 수백 명이 희생되는 참상이 이어진다. 1981년에는 정치범 대우를 받지 못하던 수감자들의 단식 투쟁 과정에서 바비 샌즈 등 10명이 기아로 사망한다. 항쟁은 격화된다. 마침내 토니 블레어 내각은 그동안 본토 정부가 직할 통치하던 북아일랜드에도 스코틀랜드, 웨일즈와 같은 자치를 허용하는 협정을 1998년 체결한다. 이후 연립정부가 구성되면서 전면적인 무장투쟁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북아일랜드 IRA 분리파의 반발은 이어지고, 실질적으로 독립파가 추구하던 목표는 봉합됐을 따름이다. 그룹 구성원들이 내뱉듯, 자신들은 그저 과거와 비교하면 폭탄 테러로 죽을 확률이 확 줄어든 것뿐, 여전히 본토와 비교해 천대받고 미래가 우울한 특징 없는 세대에 불과한 것이다. '니캡'은 그렇게 원하지 않은 유산 위에 태어난 이들의 '스피커'를 자임한다. 기성세대의 정치적 타협과 대의명분 선점 앞에 '목소리'를 잃은 세대이기도 하다. 먼 나라 이야기지만 공감할 관객이 적지 않을 법하다. 퍼블릭 에너미,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그리고 니캡 ▲  <니캡> 스틸 ⓒ 필름다빈 영화는 경쾌하고 현란하지만, 그룹 구성원의 가정사를 통해 북아일랜드인들의 수난과 갈등을 충실하게 재현한다. 솔직히 이 정도 깊이까지 정치·사회적 맥락을 깊숙이 건드릴 줄은 몰랐다. 스티브 맥퀸의 <헝거>에서 바로 그 '보비 샌즈'로 열연했던 마이클 패스벤더가 분한 캐릭터는 배우 경력을 떠올리면 유머 코드인 동시에 투쟁의 기억을 깊숙하게 새기는 결정적 장치다. 그런 전후 배경을 조금만 알고 보면 이 영화의 울림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는 그런 사회적 배경을 연료로 삼아 '제대로' 잊힌 힙합의 기원과 효용을 시청각적으로 구현하는 성취에 도달한다. 복잡한 맥락을 녹여내되, 현학적 해설에 기울지 않고 그룹의 음악처럼 후퇴란 없이 질주한다. 실제 그룹의 역사를 고스란히 재연한 사실감 넘치는 설정 덕분에 인위적 진기물과 차별화되는 진정성을 획득한 작업이다. 경쾌함, 발랄함, 심각함, 뭉클함을 한 영화 속에 전부 갖추는 건 쉽지 않다. 이 영화는 하지만 드물게 이를 달성하는 결실을 선보인다. 영화를 보게 되면 선댄스 관객상 수상작이란 실적이 저절로 납득할 수 있을 테다. 톤은 전혀 다르지만 소수 민족 고유언어와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과 의지를 주제로 삼은 여러 작품들과 동질성을 갖되 상반된 매너로 풀이하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다. 더 많은 이들이 접했으면 싶은 흥미로운 발견의 시간. 덧 : 2024년에 영화가 완성된 후, 그룹 '니캡'은 다시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얻는다. 우리에겐 K-POP 아이돌 출연으로 익숙한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페스티발' 2025년 무대에 등판한 이들은 (영화 내내 그랬듯) 영국 보수주의 상징 마거릿 대처를 조롱하는 퍼포먼스는 물론,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멈추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유명한 코첼라 측이 이들의 공연 영상을 급히 내리는 촌극이 벌어지고, 검열에 반대하는 동료 음악인들의 지지 성명이 이어졌다. 성공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펄떡거리는 그들의 활약을 볼 수 있는 건 영화가 끝난 후 최고의 후일담인 셈이다. 이 21세기 독립투사들, 그리고 그들이 실제 삶을 노래하는 영화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더 필요할까? ▲  <니캡> 포스터 ⓒ 필름다빈 [작품정보] 니캡KNEECAP2024|아일랜드|전기, 음악, 코미디2025.06.18. 개봉|105분|청소년관람불가감독 리치 페피아트출연 모 차라, 모글리 밥, DJ 프로비, 마이클 패스벤더, 시모네 커비수입/배급 필름다빈 2024 40회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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